오늘 소개할 건축물은 서울역 일대에서 서울역, 그리고 서울스퀘어와 함께 이 주변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건축물입니다. 시원한 파란색 유리 마감의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인데요, 오늘은 이 건축물의 역사와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은 현재 학교법인 연세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무실 건물로, 임대료를 통해 교육 재원을 마련할 목적으로 건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건축물은 1993년에 완공된 건물로, 그 이전에 훨씬 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시가지도(출처 : 서울역사아카이브)
1950년대 중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 육군극동지도국에서 발행한 '서울시가지도(Seoul Road Map)'입니다
현재의 서울과는 모습이 많이 다른데, 연세 세브란스 빌딩 위치에 '세브란스 병원'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 말기인 1885년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인 설립됩니다. 제중원의 초대 의사이자 선교사인 알렌이 갑신정변 당시 중상을 입은 민영익을 살리며 서양의학이 인정을 받게 되며 제중원이 설립될 수 있었는데요, 환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게되며 더 큰 병원의 필요성이 생기게 됩니다.
미국의 사업가이자 교회 장로였던 루이스 H 세브란스(Louis Henry Severance)는 1900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선교사대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듣게 되고 1만 달러를 병원 설립에 전달하게 됩니다.
이 자금을 통해 현재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이 위치한 자리에 1902년 병원 설립을 위한 공사가 시작되었고 1904년 '세브란스 병원'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1907년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한 루이스 H 세브란스(출처 : 국민일보)
위 그림은 재미화가 김건배 화백의 작품으로, 세브란스 병원이 완공된 이후 서울을 방문한 루이스 H 세브란스와 세브란스 병원이 나타나 있습니다. 좌측 중앙에는 서울역의 모습도 희미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서울역 앞 세브란스 병원 (출처 : 세브란스 역사관)
사진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과거 서울역 앞 세브란스 병원의 모습입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병원이 파괴되었고, 같은 자리에 병원이 다시 세워졌으나 원래 모습과는 동일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위 사진은 1960년대 초반에 찍은 사진으로, 우측 벽돌 건물이 다시 지어진 세브란스 병원입니다. 초기 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57년 연희대학교와 세브란스 의과대학이 통합되면서 연세(연희 세브란스)대학교가 탄생되고, 1963년 세브란스 병원 또한 연세대학교가 위치한 신촌으로 이전하게 됩니다.
서울역 앞 세브란스 병원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게 되고, 철거됩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 후반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의 건축이 시작되고, 1993년 완공됩니다.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의 외관에는 푸른 색의 유리가 정면에 사용되고 상단와 좌우측으로는 하얀색 마감재가 사용되었습니다. 연새대학교를 대표하는 두 색이 모두 사용되며 건축물의 정체성을 강화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푸른 계열의 색상 사용을 통해 밝고 경쾌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서울로 7017 위에서 내려다본 연세 세브란스 빌딩입니다. 6개의 하얀 기둥이 1~2층에 노출되어 있고 기둥 중앙에는 캐노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로비가 2층으로 구성되며 로비 내부는 더 쾌적해지고, 개방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출입구 앞은 열린 공간으로, 보행과 휴식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의 좌우측은 곡면 형태로 정면에서 후면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곡면 형태로 양 측이 구성되며 딱딱함이나 경직성이 해소되고 더 친근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은 1993년, 무려 25년이 넘은 건물이지만 완공 당시에는 몇 안되는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기도 했습니다. 전면에 서울역 고가도로가 있어 보행자에게 접근성이 좋지는 않았지만, 서울로 7017의 탄생과 함께 보행자의 접근성이 향상되고 발길이 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옛 서울역 앞 세브란스 병원의 역사, 그리고 세브란스 병원 부지에 탄생하게 된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무심하게 지나가던 곳이였는데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장소임을 이번 기회에 알게되었습니다. 이상 긴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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