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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 서울 용산/중구] 서울역과 문화역서울284

건축/국내

by 건축 도서관 2019. 1.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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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되는 과거와 현재의 서울역

서울역 앞을 지나가면 대비되는 두 개의 서울역을 맞이하게 됩니다.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유리 외관의 현대적인 모습의 서울역 신역사(민자역사)와, 그 우측으로 과거에 경성역, 서울역 역할을 하던 르네상스 양식의 문화역서울284인데요, 거의 한 세기 시간 차를 두고 탄생한 이 두 건축물에 대해 오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건축물명 : 서울역 (신역사, 민자역사)
- 주소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405
- 설계사 : 아키플랜
- 완공년도 : 2003년

- 건축물명 : 문화역서울284 (구 경성역, 구 서울역)
- 주소 : 서울시 중구 통일로 1
- 설계자 : 츠카모토 야스시
- 완공년도 : 1925년

문화역서울284(구 경성역, 구 서울역)

현재는 문화역서울284로 불리우는 이 건축물의 역사는 20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00년, 문화역서울284의 부지에는 조선 최초의 철도 노선인 경인선과 한강대교가 개통되면서 목조 간이 건물인 '남대문 정거장'이 설치되었습니다.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이 차례로 개통할때까지 작은 목조 건물이 사용되다가, 1910년에 이름이 '경성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1920년, 철도 사용량이 증가하며 기존 목조 건물 부지에 새로운 역사(驛舍) 건설이 시작되었고, 1925년 완공된 그 경성역사가 바로 현재의 문화역서울284입니다.

화재 전 루체른역사(출처: 루체른 지역 언론사 zentralplus 홈페이지)

설계자는 당시 동경대 교수 츠카모트 야스시(塚本靖)인데요, 그는 도쿄역사를 설계한 다쓰노 긴고(辰野 金吾)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경성역사는 스위스 루첸른의 루체른역사를 모델로 하여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루체른역사는 화재로 전소되어 출입문 일부만 남아 있지만, 과거 사진을 보면 꽤나 유사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외관은 루체른역사와 유사하지만, 내부의 경우 도쿄역사 그리고 도쿄역사의 모델이었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사에서 받은 영향을 볼 수 있습니다.

문화역서울284의 펜덴티브 돔

경성역사는 안정적인 좌우대칭, 중앙의 펜덴티브 돔*, 도리스식 기둥과 아치 등의 요소를 활용했기 때문에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로 분류하고 있지만, 매너리즘과 바로크 양식 또한 어느정도 사용하고 있는 건축물입니다. 건축학적인 입장에서 경성역사는 서양 건축에 대한 이해와 적용, 안정적인 느낌과 완성도 등을 고려하였을 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 펜덴티브 돔(Pendentive Dome) 또는 비잔팀 돔 : 정방형 편면의 네 구석에서 구면 3각형을 세워 원형 평면을 만들고, 그 위에 반원구의 돔을 얹은 것. (용어 설명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다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건축가와 시공사에 의해 지어지고, 식민 지배와 확장을 용이하게 만들어줄 도구로 처음에는 생겼다는 점에서 찝찝한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사진 순서대로 입구 내부, 돔 아래의 스테인글라스, 대합실, 경양식당 '그릴'이 있었던 2층

경성역은 2층짜리 건축물인데, 1층에는 매표소 겸 중앙홀, 3등대합실, 1, 2등 대합실, 귀빈실, 역장실 등으로 사용되어 있고 2층에는 식당과 사무실로 사용되었습니다.

2층에 있던 식당이 바로 1925년부터 영업한 우리나라 최초의 경양식당 '그릴'인데, 이 식당은 현재 서울역 신역사로 이전되어 아직까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경성부가 서울특별시로 개명되면서 경성역 또한 서울역으로 1947년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경부선, 호남/전라선, 장항선, 경의선 등 주요 철도 노선이 지나가는 서울의 관문이자 대표역사 역할을 수십 년간 하게 됩니다.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만큼,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수 많은 추억과 기억이 담겨있는 건축물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서울역 간판이 사리지고 설치된 문화역서울284 간판

2003년, 서울역 신 역사가 완공되면 구 서울역은 더 이상 기차역 기능을 하지 않게 되고, 몇 년간 뚜렸한 사용 목적 없이 방치되다가 2011년 '문화역서울284' 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여기서 '284'는 구 서울역사가 문화재 사적 제 284호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따온 것입니다.

문화역서울284에서는 2019년 1월 기준 '커피사회'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역 (신역사, 민자역사)

현재 철도 기능을 하고 있는 서울역, 즉 서울역 신역사 또는 민자역사라고도 불리는 서울역은 2003년에 완성되었습니다.

'아키플랜'이라는 건축사무소가 설계를 맡았는데요, 전면 유리를 사용하고 하이테크 양식을 적용시켜 문화역서울284와 크게 대조됩니다.

내부의 높은 층고와 전면 유리는 빛이 잘 들어오게 돕고, 이는 역사 안에 밝은 분위기를 유지시켜 줍니다. 내부가 어둡고 폐쇄적인 문화역서울284과 반대되는 부분인거죠.

서울역 내부

서울역 승강장

서울역의 내부 구조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많습니다. 큰 공간의 외관을 전면으로 유리처리 했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의 문제가 발생하고, 층고가 불필요하게 높아 공간 효율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요 시설이 1층에 몰려있는 반면 2, 3층의 공간이 낭비되고 있어 1층이 너무 붐비고 이는 역사 이용객에게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이지요.





현재 서울역에는 고속철도 KTX, ITX-새마을, 무궁화호, 누리로 등의 열차가 경부선, 경전선, 호남선, 전라선, 강릉선 등 전국을 오가는 노선의 시종착역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외에 지하철 1호선, 4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전철이 지나가고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에서 수 많은 종류의 버스가 지나가는 교통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서울역을 보면 서울역 간판보다 더 눈에 띄는 빨간 간판이 있는데, 바로 롯데아울렛 간판입니다. 서울역은 민자역사로 롯데아울렛과 롯데마트가 연결되어 입점되어 있는 것이죠.

서울역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장소입니다. 추억의 장소일 수도 있고, 만남과 이별의 장소, 여행과 셀렘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울역은 낙후된 주변 환경와 노숙자 등으로 인해 철도 이용 외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서울역 인근은 서울로7017의 탄생과 주변 개발로 인해 낙후되고 더러운 이미지가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GTX노선까지 들어오고 서울역 북부 개발도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도 변화가 많을 지역이지요.

앞으로도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보며 서울역과 문화역서울284에 대한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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