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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 서울 종로] 종로타워와 화신백화점

건축/국내

by 건축 도서관 2019. 3. 2.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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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오늘 소개할 건축물은 종각역을 지나가봤다면 한 번쯤은 보았을만한 건축물입니다. 바로 '종로타워'인데요, 상단 일부가 뻥 뚫려있어 쉽게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 탄생했을 때는 논란이 많고 아직까지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건축물이지만, 완성된 지 벌써 20년이 넘어 어느새 종로 일대에서는 빼먹으면 아쉬운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종각타워, 그리고 종각타워가 탄생하기 전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선전의 몰락과 화신백화점의 탄생

조선 시대 당시 종로는 운종가( 雲從街, 많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지는 거리)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한양의 대표적인 상업 중심지였습니다.

그 중심에 독점적 상업권이 부여된 육의전을 비롯한 수많은 시전이 있었고 육의전 중 으뜸으로 불린 선전(비단을 파는 상점)이 있었는데요, 중국산 비단을 취급하던 선전이 위치하던 곳이 바로 현재 종로타워가 서있는 장소입니다.

임오군란 이후 중국 상인들이 한양에 비단을 직접 들고 와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선전은 설자리를 잃게 되고, 1890년 말 그 자리에 '신행상회'라는 귀금속 상점이 탄생하게 됩니다. 1918 이 상점은 '화신상회'로 이름을 바꾸게 되고, 서울에서 가장 큰 귀금속 상점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1931년 일제 강점기 친일파 사업가 박흥식은 화신상회를 매수하고 기존 목조건물에서 3층짜리 콘크리트 건물로 재건축하여 운영하게 되는데, 약 4년 뒤 화재로 인해 이 건물이 사라지게 됩니다.

종로타워 이전 화신백화점의 모습

화재 이후 화신상회는 6층짜리 신축 건물인 '화신백화점'으로 재탄생하게 되는데, 이 백화점은 1936년 완성 당시 경성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으며 조선 최초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건물로 유명해집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박기룡)이 최초로 설계한 서양식 건축물이라는 기록도 남기게 됩니다.

기존 화신백화점의 파사드를 활용한 재건축 계획

광복 이후, 1970년대 후반에 공평동 도심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화신백화점이 도로 확장 예정 부지에 포함되면서 백화점 철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됩니다.

원래는 화신백화점의 전면 파사드를 남기고, 이를 18층 규모의 신축 백화점에 대입하는 방식으로 재건축이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부지 주인이 여러 번 바뀌게 되면서 어느 정도 공사가 이루어진 이 계획은 변경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부지의 주인이 된 삼성생명은 새로운 설계안을 공모하고, 1995년 우루과이 출신 미국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Rafael Viñoly)의 설계안을 채택하며 현재 모습으로 공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4년 뒤인 1999년 종로타워가 완공됩니다.

라파엘 비뇰리의 종로타워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51
- 규모 : 지하 6층, 지상 33층(133m)
- 설계사 : 라파엘 비뇰리 아키텍츠(Rafael Viñoly Architects)
- 시공사 : 삼성물산 건설부문
- 완공년도 : 1999년

종로타워는 크게 3개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 3개 영역은 곡선의 파사드를 가진 하단, 플랫 한 파사드의 중단 그리고 3개의 기둥에 지탱하며 공중에 떠 있는 상단입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잘 모르겠지만 종로타워는 바로 앞에서 보면 규모가 꽤 되는 건축물입니다. 종로1가 교차로에서 종각타워의 정면은 교차로를 향하게 되면서, 대지의 코너 부분이 열려있습니다.
이 공간에는 공공장소가 자연스럽게 마련되며, 종로타워를 공공적인 이미지의 건축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단부의 외벽에는 층과 층 사이로 수평 블레이드 (Blade)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는 구조재 역할을 하는 동시에 과도한 직사광선을 막기 위한 차양의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하단과 중단 사이에는 거대한 도심 캐노피(Canopy)가 마치 왕관 또는 모자처럼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 구조물은 장식의 역할 외에도 하단 유리 커튼월의 하중을 부담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종로타워는 다른 하이테크 건축물들과 유사하게 금속과 유리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건축물 그리고 나아가 회사의 최첨단 이미지를 부각시켜주고 있습니다.

종로타워의 후면에는 금속 루버(Louver)가 하단과 중단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정육면체 건축물과 달리 정면과 후면이 상이하여,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영역인 상단은 구름처럼 붕 떠있고, 중앙은 뚫여있어 2개의 다리가 이 빈 공간 사이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위워크(WeWork)의 공유 오피스로 사용하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상단부분은 탑 클라우드라는, 서울이 360도로 전망이 가능한 레스토랑이 입점한 곳이었습니다.

종로타워의 입구입니다. 지하와 저층부에는 서점, 카페 등의 상업시설이 입점하고 있습니다.

특히 1,2층에 위치한 스타벅스 더 종은 국내에서 가장 넓은 스타벅스 매장으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하 1층에는 종로서적(구 반디앤루니스)이라는 서점이 있습니다. 원래 종로서적은 1907년 종로2가에 개업한 거대한 서점인데, 2002년 폐업하였고 종로타워의 종로서적은 이름만 따와 운영되고 있습니다.

종로타워는 2013년 동아일보와 건축전문잡지 SPACE가 건축가 100명을 조사한 최악의 건축물 3위에 올랐을 만큼 건축가들 사이에서 평가가 크게 갈리는 건축물입니다.

반면 1990년대에 건설되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주변의 정육면체 건축물들과 차별화되고 시선을 사로잡는 파격성을 보여주어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20년이라니 시간이 지났지만, 워낙 독특한 건축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종로타워 부지의 과거와 종로타워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상 포스팅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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